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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같이 기사

아이스커피 한 잔과 ‘꼴값’떠는 전시

대안공간 탐방① - 더웨이닝 커피





진주의 골목길에는 아는 사람들(?)사이에선 대안공간이라고 불리는 공간들이 있다. 진주 골목길 곳곳에 위치한 커피숍,식당, 주점, 소극장 가운데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 및 전시활동들이 부정기적이지만 일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이다. 올해로 6회째 지속되고 있는 지역 예술축제 ‘골목길아트페스티발’ 이후로 발굴되고 활성화되었다. 


대안공간이라는 명칭은 본디 미국에서 1969~70년 사이에 주류 미술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실험미술과 실험미술가들의 제작활동과 유기적으로 결부된 비영리적인 전시공간을 이르는 말이었다.(세계미술용어사전, 1999) 그러나 진주의 아는 사람들끼리 쓰이는 ‘대안공간’의 개념은 골목길로 상징되는 시민의 생활공간을 무대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예술활동을 기획하는 장소를 말한다. 


이렇게 탄생한 골목길의  대안공간 가운데 첫 번째로 찾아 간 곳은 중안동 진주경찰서 맞은편에 위치한 더웨이닝커피(The Wainning Coffee)다. 장맛비와 무더위가 사흘들이 반복되고 있는 요즘, 눅눅한 습기를 털어내고 쾌적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커피숍만한 곳이 없다. 그렇지만 시내 거리에 즐비한 커피숍들 사이에서 어디로 들어갈지 정하는 데도 적잖이 시간이 걸린다. 이럴 때는 이색적인 전시행사가 열리고 있는 곳이 제격이다. 더웨이닝커피에서는 골목길사람들의 전시프로젝트 <월간 꼴값 6월호>가 열리고 있다. 통유리 외벽에 하얀 글씨로 빼곡히 쓰여진 낙서들이 길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꼴값’은 ‘모든 빈 벽은 갤러리’라는 정신으로부터 출발한 공동체 전시 프로젝트 팀이다. 이번 달에는 ‘자유’를 주제로 사진, 회화, 애니메이션, 리본아트, 설치 미술 등 작품들이 커피숍 벽면 곳곳을 채우고 있다. 

작품전시 안내는 오른쪽 통유리 외벽에 정리되어 있다. 


사진작가 정민주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불편함을 작품에 표현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책장에 어지럽게 붙여져 있는 사진도 있는데, 관람객이 편안히 볼 수 있는 자유를 빼앗는다는 독특한 큐레이팅 의도가 숨어있다. 

또 안쪽에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만들어진 공공미술작품과 리본아트나 디아이와이(DIY: do-it-yourself 의 약어)와 같은 생활예술 작품들도 있다. 특히, ‘당신의 불안한 감정을 구겨서 버리는 재미난 설치전’이 눈에 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불안한 감정들이 빼곡이 쌓여 있었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작품도 전시 되어 있으니, 아이스 커피 한 잔 하면서 쏠쏠한 구경거리들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7월에는 진주 중앙시내의 알탕 맛집 송강식당으로 그들이 찾아간다고 한다. 도대체 알탕집에서 전시회는 어떻게 하는지 상상이 안가지만...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