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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같이 기사

진주의료원은 대권야망의 희생양?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은 처음부터 끝까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의지에 의해 이끌려 가고 있다. 

경남도민의 민심은 물론, 새누리당내 여론,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배치되는 ‘폐업’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홍지사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이번 사태로 그가 얻을 것과 잃을 것은 또 무엇일까?



정말 왜 그럴까? 


진주의료원을 기어이 폐업하고야 말겠다는 홍지사 말이다. 처음엔 적자 타령을 하다가 적자규모가 실상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반박자료들이 나오자 돌연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는 발언으로 보수층의 감정을 자극했다.

이게 좀 ‘먹힌다’싶자 노골적으로 노조를 공격하는 내용의 ‘찌라시’10만 부를 도내 18개 시군에 무차별적으로 뿌렸다.의견을 모으고 민심을 통합해 나가야 할 지자체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임이 분명하다. 무리수다.

그렇다면, 홍지사는 무엇을 위해 이러한 무리수를 써가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는 것일까? 


의료원 폐업은 무리수

우선 자신이 공약한 제2청사 건립 문제를 큰 돈 들이지 않고 해결하기 위한 사전포석이었는데, 일이 어렵게 꼬였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건 애초 폐업 발표가 나왔을 때 부터 나오던 이야기였고, 현 도청사 부지를 팔아서 도청을 옮기겠다는 자신의 공약과 맞닿아 있다. 

홍지사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원시는 여기에 두고 도는 요지를 팔아 다른 데 가자는 것이다. (생략) 땅을 비싸게 팔아서 진주에 제2청사 짓고 남는 돈으로 빚을 갚자는 것이다. 그런데 옛날 창원시민들이 반발하고 있어서 시도민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홍지사는 덜컥 의료원 폐업 이야기를 꺼냈고, 이 문제는 극심한 반발과 함께 전국 이슈로 떠올랐다. 

또한, 경남도는 지난 2월에 이미 의료원을 폐업하고 그 자리를 2청사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일보>는 지난 4월 17일자 보도에서 “윤한홍 행정부지사는 지난 2월 중순 의료시설을 공공청사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지, 법적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검토해 보고할 것을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윤부지사는 이로부터 2주일 뒤인 지난 2월 26일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발표했다. 

신문은 또 “경남도가 의료시설을 공공청사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최근의 노사 대화, 노조의 경영개선안 제시 등과는 상관없이 진주의료원은 결국 해산 절차를 밟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의료원 폐업 이유가 적자 누적과 강성 노조라고 했으나 이미 ‘경남 서부청사(당초 제2청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 오래 전부터 추진돼 왔음이 드러난 것이다.


적자·강성 노조는 핑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적자와 부채 때문에 폐업할 수밖에 없다던 홍 지사의 입장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것은 정치적 무리수이고, 도덕적으로도 치명적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론 홍지사가 차기 대권을 염두해 보수층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는 목적이 아닌가라는 견해도 있다. 

인터넷 매체 <미디어스>에서 김민하씨는 홍지사의 의도를 제2청사 건립문제 해결과 함께 차기 대선 주자들과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인터넷 매체 <청년의사>도 홍지사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의 설전을 전하며 홍지사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문수 지사가 “도민의 1%만 원해도 도립병원은 존치시킬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 홍지사는 “경기지사를 두 번 했으면 대선 나오는 데 20~30%는 호응했어야지 5%도 안 나온 그게 뭐냐?”라고 원색적 비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은 대선을 염두하고 있는 홍지사의 속내를 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홍지사의 의도에 대해 <청년의사>는 ‘(보수)캐릭터 구축’이라는 의도로 분석했다 한때 그가 ‘홍그리버드’ 분장까지 했던 사실을 들어, “이번 논란을 통해 강성 귀족 노조에 맞서는 ‘강단 있는 보수’ 캐릭터를 얻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썼다.

어쨌든 중앙정치 무대에서 한발 밀려나 있던 홍지사가 의료원 폐업 파란을 일으키면서 여론의 중심에 들어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언론들은 홍지사의 카드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 근거로 먼저 그의 우군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그는 강하게 부정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무상급식’ 반대에 올인했다가 자당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오세훈 전 시장과 겹친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지은 지 6년밖에 안 된 병원 건물을 도청 청사로 이용하려 한다는 부분도 경남서부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 힘들다. 

더구나 이번 사태로 상실감을 가장 크게 느낀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에 높은 지지를 보냈던 서민층이라는 점도 홍지사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서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