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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같이 기사

협동조합이 문화예술을 만날 때

‘문화예술과 지역사회 협동조합’이라는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다. 지난 7월 15일 오후 7시 새노리에서 ‘자바르떼’ 이은진 전 대표를 모신 자리에는 지역 문화예술단체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강연은 경남 민예총 진주지부(사)에서  문화예술 아카데미 제2강으로 준비한 행사이다. 강의 내용은 ‘자바르떼’가 사회적 기업을 넘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까지의 과정과 전망이었다. 


‘자바르떼’는 2004년부터 서울 지역에서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신나는 문화학교’라는 지역 문화예술교육사업과 공연, 체험활동을 진행해온 단체이다. 2007년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한 이후 2013년 초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여 지역에 뿌리를 내린 예술 활동과 대안적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이은진 전 대표는 ‘자바르떼’가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계기는 문예 활동가들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활동 공간의 필요성에 있었다고 한다. 


공연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요 가능

‘자바르떼’ 이은진 전대표 진주 강연


“활동가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활동을 그만두고 조직을 떠나갈 때 문화예술인들의 재생산 구조와 존재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업이라는 틀과 고용관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면서 함께 책임지고 함께 운영하는 조직을 꾸릴 수 없을까? 다들 절박하게 고민했는데, 그것이 바로 협동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을 만든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80%는 협동조합이 겪는 신뢰의 위기, 경영의 위기,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해산한다고 하니 협동조합으로의 전환까지는 치열한 논의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이 이어졌다. ‘진주오광대’ 강동옥 대표는 “협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의문이 든다”는 물음을 던졌고 이 전 대표는 “의문이 든다면 안 하는 게 낫다”고 답변했다. 


“지금 단체 활동을 잘 하고 있다면 무리해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직은 해체되고 이름만 단체로 남아 있는 경우, 그리고 문화예술을 수용하는 소비자들과 관계, 즉 지역 커뮤니티를 새롭게 상정하고 싶다면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고려해 보라는 얘기입니다.” 


이어 ‘새노리’ 김민정 사무국장은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경우 경제적 지원 등 어떤 혜택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지자체에서 협동조합으로의 전환 시 지급하는 지원금은 없다”며 “설립을 위한 교육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사회적 협동조합의 경우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을 받는 데 유리한 점이 있다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물론 협동조합을 만들어 놓고 지원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사회적 경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토양을 육성해 줄 필요는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분야의 협동조합을 육성하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업 기반을 조성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예술 활동을 하라고 권하는 사회에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정미란 기자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 진주모임 활발


진주 지역에도 지역 내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과 연대 및 교류를 통해 지역 협동 사회적 경제를 연구하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연대회의가 구성되어 있다. 2011년 4월, 진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7개 사회적 경제 단체의 활동가와 회원들이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2차례의 기획회의와 4차례의 강좌를 통해 모임이 시작되었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설명회를 시작으로 2013년 1월부터 ‘진주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라는 이름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참가단체는 진주지역자활센터, 아이쿱진주생협, 한 살림 경남, 행복중심진주생협, 노리터, 진주YMCA, 삼성교통, 진주시농민회, 민예총 진주지부 등이다.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보면 2013년 3월, 진주시의회와 함께 ‘협동조합의 이해와 실제’라는  강좌를 개최하였고, 4월에는 ‘협동조합 만들기 워크숍’을 개최하여 협동조합기본법 이후 만들어진 협동조합의 실제 사례를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6월에는 세계협동조합의 날을 기념하여 ‘We can do that’이란 이탈리아 협동조합 관련 영화를 공동체상영하였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진주지역 사회적 경제 생태도’ 조사인데 7월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진주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차명지(아이쿱진주생협 이사) 총무에 따르면 지금 진행 중인 ‘진주지역 사회적 경제 생태도’ 조사가 끝나면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여 10월에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진주시의회가 발의 준비 중인 ‘협동조합지원조례’를 함께 검토 중이다. 

진주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는 먼저 협동조합으로 사회적 경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례 제정에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