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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같이 기사

공부 합시다! 고민하고 공부하고 교육현장에서 실천하는 진주 교육사랑방

고민하고 공부하고 교육현장에서 실천하는

-진주에 있는 전·현직 교사들의 모임 교육사랑방

 

고려대 주현우씨의 안녕하십니까대자보를 기점으로 안녕하지 못한사람들의 안녕대자보가 전국을 휩쓸던 지난 12, ·현직 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진주교육사랑방을 찾았다. 벌써 3년째 교육사랑방을 지켜 오고 있는, 핵심 운영위원들인 서도성, 김중휘, 이영균, 조한진씨가 바쁘신 중에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따뜻한 차가 나오길 기다리며, 먼저 교육사랑방이 어떤 모임인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하였다.

 

 

 

 

교육과 관련해서 연대를 조직해 보자는 것은 2010년 전교조 경남지부장선거 공약의 하나였다고 한다. 각 시나 군에 풀뿌리 교육자치연대모임을 조직하여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여 교육문제를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 그 뒤 강연회 및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모임을 꾸려갔는데, 처음 모임이 교육에 관한 고민보다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모임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토론과정에서 의견 충돌도 생겼다. 그래서 장기적 지속을 위해서는 공부가 밑바탕이 된 다음에 힘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이름도 독자적으로 교육사랑방으로 바꾸고 모임을 다시 꾸리게 된 것이 지금까지의 행보였다.

매달 첫째, 셋째 주 목요일마다 모여 여러 가지 주제들로 공부를 해왔다고 하는데, 인터넷포털 다음에서 진주교육사랑방을 검색하면 그동안 선생님들이 주로 이야기해 온 쟁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아무래도 전, 현직 교사 분들이 중심이다 보니 학교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 이를테면 학생인권이나 교권에 관한 이야기, 집중이수제, 학교폭력 등 다양한 교육문제를 비롯하여, 당시의 각종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을 펼쳐 온 것을 두루 접할 수 있다.

 

교권과 인권, 결코 대립 개념 아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이 마치 대립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학생인권이란 학생이 독립된 인격체로서 학습을 할 수 있는 권리이며, 교권이란 교사로서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권리, 즉 교수권이란 것입니다. 마치 교권이 학생들 앞에서 권위를 내세우기 위한 권리라거나, 교장 등의 교육 관료에 대항해 저항하는 권리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정년퇴임으로 교육현장을 떠난 서도성씨는 학생인권이나 교권의 개념이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것에 대해 특히나 안타까워하였다.

그런데 지난 1230일 서울시 교육청이 질서 문란 등의 사유가 있으면 서울학생인권조례에서 규정한 학생의 권리를 학칙으로 제한할 수 있는 내용등을 담은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한다는 명목아래 사실상 교사와 학생의 대립구도를 전제, 인격체간 평등한 사고보다는 직위와 나이의 우위를 통한 학생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는 내용이 그 주를 이루고 있으니 학생과 선생님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닌가.

따라서 2014년 올 한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계획하고 있는 교육사랑방에 더욱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공부모임은 그런대로 잘 진행되어 왔으나, 실제로 교육을 바꾸어 내기 위해선 새로운 전망이 필요합니다. 내년에는 학교를 하나 세운다는 계획으로 교육목표, 교육운영과정, 학교조직 체계, 수업방법 등 학교운영계획을 짜서 월별로 나누어 공부하며, 학생들과의 정기적 만남을 하려고 합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거나 강연회 등을 개최하여 교육에 대한 고민들을 두루 나누며, 각종 교육현안에 대한 활동에 다른 단체와 연대하여 참여하는 활동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유해오던 교육현장의 문제점과 현장 경험, 대안을 실제 교육현장에서 조금씩 움직여 실천해보자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올 한해 교육사랑방은 그 어느 해보다 더욱 분주해 지지 않을까 싶다.

 

 

 

 

거의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인터뷰는 교육사랑방 선생님들의 유쾌한 답변들로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그 유쾌함에도 불구하고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은, 우리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보여주는 디딤돌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학생인권조례 개정안과 더불어 지난 연말부터 우리사회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교학사 <한국사>교과서채택논란이 이제 국정교과서 발언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 교육의 앞날이 더욱 우려스럽게 느껴진다. 아마 교육사랑방의 고민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