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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내가 진주시장 적임자"

 

기세등등한 정치인들이 고개를 숙이고, 천대받던 유권자들이 반짝 대접받는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6.4지방선거에 진주시장후보로 나올 사람들은 누구일까? 현재 약 10여명의 인물들이 지역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대부분은 새누리당 공천장 하나만을 바라보는 예선 후보들이고, 공천작업이 끝난 후 실제 본선에서는 4~5명으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주에서는 공천장만 받으면 말뚝을 세워놔도 당선된다는 자조섞인 말이 있듯이, 여당 인사들은 사실상 정규 선거전 보다는, 공천경쟁을 하는 예비선거에 더 관심이 높은 실정이다. 따라서 출마가 거론되는 새누리 후보들에 반드시 따라붙는 질문 중 하나는 공천을 받지 못해도 출마할 것인가?”이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여권 후보들 중에서 공천장과 상관 없이 완주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물은 2~3명으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야권 후보들에게 따라붙는 질문은 단일화 과정에 참여할 것인가?”이다. 이 역시 전통적인 새누리 강세 지역의 비애 중 하나이다. 올해 선거와 관련해 이미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공조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지만, 지방에서는 자율 결정권을 열어두고 있다. 따라서 본선 경쟁까지는 따로 후보 등록을 했다가 마지막엔 단일화 합의를 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먼저,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 인물은 이창희(63) 현시장과 강갑중(65) 전 도의원, 강경훈(54) 진주시생활체육협의회장, 김권수(54) 주택관리공단 상임감사, 김성택(58) 전 의령 부군수, 김영태(58) 한일병원장, 오태완(50) 경남도 정책단장, 천진수(50) 전 도의원 등이 있고,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최구식(54) 전 국회의원의 출마를 기정 사실로 보도하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강수동(47) 민주노총 진주위원장이 통합진보당 후보로 내천돼, 출판기념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아직 출마선언을 한 사람이 없지만, 정영훈(46) 진주갑 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꾸준히 진주시의 정책과 역사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고, 서소연(48) 진주을위원장이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공천룰 박차고 나올 사람은 누구?

 

진주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여권 후보들 가운데 새누리당 공천장과 상관없이 완주할 사람은 누구일까? 새누리당 지지율이 50% 전후로 나오는 맹렬 보수지역인 진주에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종종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가 있었다. 여당에 분배되는 파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공천권이 곧 당천권이라며 경쟁이 과열되고, 혼탁해진 공천룰에 불만을 품은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된 사례가 있었던 것.

 

단체장 선거에서는 아직 무소속이 당선하거나 야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단체장 선거에서 조직표를 가진 여권인사가 공천과 상관 없이 무소속으로 나왔다.

 

이창희 현시장은 몇몇 지역 언론에 공천장과 상관 없이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현직 프리미엄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공천권을 쥔 박대출 김재경 두 국회의원에 대한 경고성 멘트로 보인다. 따라서 실제로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4년 전 선거에서 공천장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하는 강갑중 후보는 공천장과 상관 없이 바드시 출마할 인물 1순위로 거론된다. 강후보측은 최근 공천권 박탈과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새로운 증거들이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창희 후보가 다시 공천을 받을 경우 공천장 변경이라는 희대의 사건 뒤에 가려진 누추한 이야기들이 선거판을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후보 역시 새누리 공천장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자신을 피눈물 나게 한 공천장이 또 한번 자신의 발목을 잡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자신의 주장대로 공천장이 여당 정치인의 음모에 의해 강탈당했다면, 그 더러운 물에 발을 담그지 않는 것이 이치에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일부에서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여전히 새누리당 울타리 안에서 공천장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공천장 박탈에 대한 진주시민들의 평가도 억울하고 안타깝다는 쪽과 자기 밥그릇도 못챙긴 바보라는 쪽으로 엇갈린다.

 

언론에 공천과 상관없이 출마가 거론된 또 한사람은 최구식 전 국회의원이다. 최구식씨는 지난 4.11 총선에서 박대출 의원과의 공천경쟁에서 떨어진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누리 박대출 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최구식 전의원이 진주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다면, 공천권의 향배와 상관 없이 진주시장 선거는 아무도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으로 빠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