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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같이 기사

성북동이 오데고? 거는 뭔 일이 있노?

본성, 남성, 인사, 중안, 계동, 봉곡동  6개 법정동
교육지청·보건소, 경찰서 등 주요 기관이 있는 곳

지난 4월 진주시 소규모 행정동 10여 곳은 4곳으로 정리됐다. 대부분 원도심의 동네들이 통합되었다. 주거지역이 외곽으로 이동되면서 원도심의 실제 거주 인구들이 팍 줄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민들이 아직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 개편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동네 현안은 뭔지, 민원은 어디 가서 봐야 하는지 헷갈리는 게 많다. 이에 “우리 동네 쫌 알아보자. 니는 얼매만큼 아노? 머시 문제고?”라는 궁금증으로 동네를 뒤져본다. 이 기획은 넓게는 우리의 삶터 진주, 그 사용설명서 작성을 위한 기초 작업이다.  

 -편집자 




성북동이라? 생소하다. 성북동은 지난 5월 1일자로 생긴 행정동이다. 성지동과 봉안동이 통합함으로써 성북동으로 동 명칭을 변경한 것. 성북동은 기존 6개 법정동 본성, 남성, 인사, 중안, 계동, 봉곡동이 그 관할 범위이다. 성북동은 세대수 6284, 총 인구 13099명으로 진주 시내권역 행정동 중 가장 적은 인구율을 보이고 있다. 주택인구보다 상업인구가 조금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성북동은 진주성 북쪽에 위치하고 서부지역의 관문으로 유동인구가 많다. 경찰서, 우체국, 교육지원청, 청소년수련관, 보건소 등 진주 주요 시설들이 소재한 곳이다. 이로 미루어 짐작컨대 이곳이 진주의 원도심 지역으로 주요 역할을 한 곳임을 알 수 있다. 적어도 1990년대 초까지는 그랬다. 무엇보다 이곳에는 진주의 랜드마크인 진주성이 있다. 또 경남서부 지역민의 물류 요충지 역할을 해온 서부시장이 있다. 

이처럼 성북동은 진주역사와 문화사로 접근, 따져보더라도 그 의미가 깊은 동네이다. 하지만 현재 성북동은 진주성 외성복원, 보건소 신축 이전 부지 활용, 서부시장 활성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현 이창희 시장의 사업인 ‘진주중심 남해안 관광허브 구축 로드맵’에는 인사동골동품거리와 보건소 신축이전 부지 활용 계획안이 포함돼 있다.

인사동골동품거리는 진주성 북측 성벽을 따라 인사 복개천과 맞닿는 서장대 입구까지 이어진다. 1970년대 중반 석물 등을 취급하는 진보당 등 골동품 가게가 자리잡으면서 그후 자연스럽게 고문서, 서화, 도자기 등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모여들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현재 20여 골동품 가게가 밀집해 있다. 


골동품거리를 진품명품거리로?


진주중심 남해안 관광허브 구축 로드맵 수립에 따르면 이곳을 ‘진품명품거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간판정비와 보도블럭을 새로이 조성함으로써 이곳으로 유입하는 관광인구를 10% 더 늘리겠다는 것. 하지만 실제로 관광인구가 흘러들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골동품거리 한 상인은 “간판정비도 좋고 보도블럭 까는 것도 좋다”며 “골동품거리를 진품명품거리로 정말 조성하고자 한다면 생색내기용이 아니라 진주성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거리로서 제대로 된 계획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결국 인사동골동품거리는 진주다운 도시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진주 역사문화자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장기 계획 속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서부시장은 ‘살길’은 찾고 있나?



서부시장. 아주 낡고 허름하다. 건물이나 시장 구조가 1955년 개설 당시와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 같다. 서부시장과 주변지역은 침체일로를 걷다가 2000년 이마트 진주점이 입점되면서 점점 규모나 기능이 축소되었다. 진주지역은 물론 성북동 내에서도 도심지역 슬럼화 현상이 가장 뚜렷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서부시장 현대화사업은 20년여 표류 중이다. 이해관계 속에서 갈등만 거듭하다가 ‘살 길’을 찾지 못한 채 지금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부시장 현대화사업이 처음으로 거론된 건 1991년 무렵. 당시 (주)서부시장상사는 91년부터 3년간 진주시 봉곡동 31번지 일대 4,646.3㎡(1,405평)의 재래시장을 분할 매입하고 이 지역을 현대화시설로 재건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주들간의 의견대립, 시공업체 변경, 시공업체 부도, 법적 소송 등으로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딱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부시장 건물은 현재 지분상태 150여 개의 점포로 구성, 70여 명의 주주들이 지분을 나누어 가지고 있다.

서부시장 한 노점상인은 “옛날부터 말은 있더만 요새는 아무도 말 없던데예. 맨날 그냥 이 모양이지예”라며 “인자는 서부시장 우찌 좀 해보자는 소리도 안 나옵니더”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9일 시 관계자는 “서부시장 현대화 계획은 시장상인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며 “현대화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경영이고 다른 하나는 시설에 대한 것이다. 경영문제는 법인체가 따로 있기에 시청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시설문제는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부시장은 2011년 전통시장특별법에 따라 아케이드 사업으로 국비 8억 원이 처음으로 배정되면서 2012년 아케이드 설치 공사(길이 320m, 폭 2.8~5.8m, 높이 3.6m_)를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아직 시행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서도 시 관계자는 “현재 시장상인들과 협의 중이다”며 “내년까지 최대한 협의해서 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며 다른 형식으로 사업을 변경해서라도 예산을 집행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서부시장 아케이드 설치 사업 예산은 2014년 즉 내년까지 시행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한다. 


시 보건소 이전 부지 어떡하나?



현재 인사동골동품거리에서 진주탁주로 이어지는 길목 공터에는 푸른 가림막이 설치돼있다. 총 면적 4250㎡로 시 보건소 신축이전 예정지이다. 벌써 4년째 방치돼 있다. 

진주시는 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명목으로 지난 2009년 부지매입 59억 원과 실시설계 용역 1억2500만원, 철거비 4억2000여만 원 등 총 65억 원을 들여 시 보건소 신축 이전 계획으로 부지를 구입했다. 원래 계획은 2011년 말까지 152억 원(토지 보상비 포함)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보건소가 이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완공은커녕 지금까지 아직 기초적인 삽질도 하지 못했다. 사업계획과 부지 구입은 정영석 전 진주시장 때 이뤄졌고, 현 이창희 시장이 취임한 후 진입로가 없는 맹지임을 이유로 백지화한 것. 진주시는 이 사업이 전면 백지화됨에 따라 지원받았던 국비 16억 원과 도비 8억 원 등 총 24억 원을 다시 반납하는 상황을 빚기도 했다. 

보건소 신축    이전에 잔뜩 기대를 모았던 인근 주민들은 방치된 부지에 분노하고 있다. 동네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관리가 되지 않아 여름에는 모기 등 벌레들의 온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주민 이달성 씨는 “시장이 바뀌니까 전임 시장 사업이라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탓”이라며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려면 다음에는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사업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대중교통 운행이 어렵고 진입로 개설이 어렵다는 게 이유가 되냐”며 “애초 사업 타당성 조사를 했을 게 아니냐”고 반발했다.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그동안 진주시의 일관성 없는 사업 계획과 4년 동안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안일한 행정을 지적, 비난하는 동시에 빠른 대책 마련을 계속적으로 요구해온 실정이다.

이에 대해 최근 시 관계자는 “보건소 이전 예정지는 처음에 종묘장을 제안했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현재 교방문화체험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며 “교방문화체험관은 이미 용역사업보고서가 나온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교방문화체험관은 아직 건립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나와 있지 않다.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안재락 교수는 “도시계획은 현재 살고 있는 동네를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가이다”며 “도시 계획에는 주민참여와 협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금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