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에 취하고 그림 풍경에 반하는 곳,
경남 진주시 <문 갤러리>
괜스레 갤러리 하면 울렁증이 있다. 왠지 격식을 차려야 하고 이른바 ‘엘레강스(?)’ 하게 조곤조곤 감상해야 할 듯한 두려움. 지난 3월 말 내가 사는 하대동 동네 기행 때 울렁증의 근원인 갤러리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약국이, 인테리어 가게가 있었던 곳이었다. 하대동 강변의 한적한 곳에 갤러리를 연 이유가 궁금했다. 유월에 4번 찾았지만, 갤러리 애완견 ‘비엔’만이 “왈왈” 짖으며 나를 반겨 걸음을 번번이 돌렸다. 7월 어느 날 반바지 차림에 동네 마실가듯 다시 나섰다. 이번에 드디어 <문갤러리> 문명숙 씨를 만났다.
-갤러리를 이렇게 동네에 열게 된 이유가 있나요?
▶ 문을 연지 벌써 1년이 되어가는 이곳은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열린 개인 작업실입니다. 은행나무 사이로 보이는 강변 둑을 바라보는 풍광이 아주 매혹적입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에 강둑에서 갤러리를 바라보면 이곳의 그림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어요. 미술관을 쉽게 찾아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갤러리에 관한 문턱을 낮춰 자연스럽게 미술과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열린 시간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그림을 감상하고 커피도 마시며 소통하는 곳예요.
주변의 풍경을 즐기며 작가도 만날 수 있는 편안하고 친숙한 동네 갤러리(작업실)라 누구나 그림을 매개로 소통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벌써 알음알음 찾아오시는 매니아들도 계세요.
- 갤러리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데···.
▶ 그림에 대한 상식이 풍부하지 않아 그림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하듯 느낌이 오거나 끌리는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즐기면 되겠지요.
- 그림 가격은 어떻게 정하나요?
▶ 작가 마음이겠지만 경륜 등 작품을 평가하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요. 좋아하는 그림, 끌리는 그림, 갖고 싶은 그림이 있다면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그림 한 점 정도 집안에 두고 본다면 분명 새로운 기쁨을 경험할 겁니다. 작품가격! 1%를 제외한 화가 대부분은 배고프답니다. 하하하!
- 어떻게 이 길을 걷게 되셨는지?
▶ 초등학교 2~3학년 때인가 싶어요. 산골에 살았는데 어머니가 꽃을 좋아하셔서 화단을 시멘트로 꾸몄는데 그 벽면이 마르기 전에 지금의 제 그림 소재와 같은 꽃과 소녀를 그려 놓았습니다. 일종의 ‘벽화’인 셈인데 낙서죠.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꾸중보다는 ‘칭찬’을 해주셨고 한동안 우리 집 화단 벽면에 그 그림이 새겨져 있었지요. 언제나 연습장, 책 가장자리에 늘 빼곡하게 그림을 빈틈없이 그리기도 했지요. ‘그림’을 가지고 논 셈이죠.
평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토·일요일은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일반인들에게 여는 <문 갤러리>. 하대동 ‘진주 프란치스코의 집’ 옆에 있는 <문 갤러리>에 가면 ‘내 그림은 내 일기’라는 문 씨가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 향에 취하고 그림 풍경에 반한다. 안과 밖을 가르는 기준인 ‘문’을 통해 갤러리와 그림에 관한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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