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주같이 기사

서민 피말리는 개발, 또 ?

홍지사 난데 없는 ‘진주부흥 프로젝트’

진주 10년간 아파트 분양가 4배 폭등



1990년대 초반 진주시의 아파트는 7000세대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3년 현재 진주시의 아파트는 거의 6만세대에 육박하고 있다. 90년대 중반이후 건설된 아파트가 전체의 90%에 가깝다. 이는 지역 주거환경이 일반주택에서 아파트로 전환했음을 의미하고 시의 개발사업 자체가 결국 아파트 건설 중심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대규모 개발은 평거택지개발에서 출발했다. 이후 건설업자와 인허가권 그리고 지역의 토호와 연결된 부동산 커넥션은 아주 특별한 개발사업들로 이어졌다. 바로 도심권의 대규모 부지들에 대한 난개발이다. 진주교도소 자리에 한주타운, 진주교대 자리에 하대현대아파트, 선명여고터에는 망경한보아파트가, 동명중고등학교 자리에는 상대한보아파트가 속속들이 채워졌다. 땅값이 얼마나 부풀려 거래됐고 용적률 등이 고무줄처럼 늘어난 이유를 우리는 지금까지도 자세히 알지 못한다. 

 

2000년대 들면서 금산, 평거지구, 초전지구, 호탄동 가좌동 가릴 것 없이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됐다. 혁신도시와 맞물려 아파트분양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고, 실수요보다 투기 수요가 많았던 현실은 대형 아파트 건설을 더욱 부추겼다. 대규모 개발 계획이 과연 서민들에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어도 지금까지 진주에서 있었던 개발사업이란 논과 밭을 메우고 서민들의 낡은 집을 부수며 그들을 내쫓아 빚을 지게 하는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었다.

1995년 평거지구 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220~250만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을 지나며 350만원이 넘어서고, 2005년에는 500만원을 넘겼다. 다음해 부동산거품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800만원, 롯데인벤스, GS자이, LIG건설 등이 평당 1000만원의 분양가를 기록했다. 

 

대규모 개발, 무엇을 남겼나?

  - 서민주택지 가치하락과 박탈감

  - 구시가지의 공동화·슬럼화

  - 빚더미 짊어지고 사는 '하우스 푸어' 양산

 

그렇다면 과연 시민들의 요구대로 아파트개발이 이루어졌을까? 그랬다면 이렇게 급격한 아파트 가격의 상승도 없었을 것이고 서민들에게 필요한 임대아파트 위주로 공급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대규모 아파트단지 개발은 개발예정지 주위로 땅값의 상승, 투기가 이루어졌고 높아진 지가는 그대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건설사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지속적으로 분양가를 높여가며 이윤을 극대화하기 바빴다. 삶의 터전으로 농사를 짓던 농민은 어느새 쫓겨나고 그 땅은 부통산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 수십년 살던 집은 부숴지고 팔아야 했다. 그곳에 세워진 으리으리한 아파트엔 은행돈을 빌려 이사한 시민들도 채워졌다.

 

진주시의 대규모 개발 다음 3가지 결과를 가져왔다.  

첫째, 서민주택지의 가치하락과 상대적 박탈감이다. 평거지구, 호탄지구, 가좌지구, 초장지구 등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일반 시민들이 많이 사는 택지는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흔히 상평동, 상봉서동, 옥봉동, 하대동, 상대동, 망경동의 단독주택 밀집지의 땅값은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15%~20% 올랐다. 부자동네로 통하던 칠암동 조차도 자기 집 팔아 아파트로 이사 가는 것은 꿈도 못 꿀 지경이다. 이는 그들의 얼마 안 되는 자산 조차도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구시가지의 공동화와 슬럼화이다. 대규모 개발로 시 외곽이 팽창되면서 구도심은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저녁 9시만 되어도 시내 거리가 한산하고 스산하기까지 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임대라고 적힌 프랜카드가 간판만큼이나 쉽게 눈에 띈다. 구도심을 터전으로 살던 시민들은 생존자체를 위협 받고 있고 새로 형성되는 신도심을 찾아 떠나고 있다. 

 

셋째, 빚더미를 짊어지고 집을 사는 하우스푸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아파트값 때문에 새 보금자리를 얻는 사람들은 빚을 낼 수밖에 없다. 최소 1억 이상 담보를 끼고 융자를 받아 집을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평균 이자율이 6%라고 가정해도 1년에 이자만 600만원이고 매월 50만원을 은행에 바쳐야 한다. 결국 진주시에는 깨알 같은 세금이 늘고 은행과 건설회사의 주머니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진주 부흥프로젝트란다. 또 초전동개발이란다. 누가 봐도 의료원을 잊게 만들려 하는 꼼수라는 것이 한 눈에 보이는데도, 박수치고 환영하는 이들이 있다. 언제까지 거짓 개발논리로 시민들을 속이고 시민들의 피를 빨아 돈벌이 할 것인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아직도 초전동과 평거동, 그리고 혁신도시엔 지을 수밖에 없는 아파트들과 상가건물들이 줄을 서 있다. 거기다 또 진주시는 3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역세권개발을 한다면서 진주시민을 담보로 800억원의 빚을 낸다고 한다. 한술 더 떠서 홍준표는 진주시의 부흥을 위해 초전동에 10만평을 개발 하겠다는 공수표를 날리며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누가 아파트를 사고 누가 상가를 임대하며 누가 땅을 살 것인가? 우리는 지난 진주의 아파트개발의 역사를 통해 결국 시민들의 혈세가 엉뚱한 곳에 쓰이고 서민들은 땅과 집을 빼앗기고 남아 있는 이들은 그들의 자산이 추락하는 것을 목도해야만 했다.

 

진주의 진짜 개발과 발전은 시민들의 삶터를 지켜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골목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일자리에 눈을 돌리고 시민들의 문화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세금이 쓰여 지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사람중심의 개발이 절실하다.              

이혁 기자